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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밤에 - 김용호(金容浩)

이름
:  비고양이  (Homepage) 작성일 : 2005-08-28 22:49:05  조회 : 970 


눈 오는 밤에 - 김용호(金容浩)



오누이들의
정다운 이야기에
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

콩기름 불
실고추처럼 가늘게 피어나던 밤
파묻은 불씨를 헤쳐
잎담배를 피우며
"고놈, 눈동자가 초롱같애."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할매
바깥은 연신 눈이 내리고,
오늘밤처럼 눈이 내리고,
눈을 밟으며 간다.

오우버 자락에
구수한 할매의 옛이야기를 싸고
어린 시절의 그 눈을 밟으며 간다.

오누이들의
정다운 이야기에
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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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金容浩) / 1912∼1973


김용호(金容浩)

호:학산(鶴山), 만석(萬石), 야돈(野豚), 추강(秋江)

1912년 경상남도 마산 출생
1928년 마산상업학교 졸업
1938년 『맥(?)』 동인으로 <시그넬>, <역설> 발표
1941년 일본 메이지(明治)대학 전문부 법과 졸업
1942년 메이지대학 신문고등연구과 수료
1946년 예술신문사 주간
1956년 자유문학상 수상
1958년 단국대학교 국문과 교수 역임
1973년 사망

시집 : 『향연』(1941), 『해마다 피는 꽃』(1948), 『푸른 별』(1952), 『남해 찬가』(1952), 『날개』(1956), 『항쟁의 광장』(1960), 『의상 세레』(1962), 『시원 산책』(1964)

경남 마산 출생. 마산상고를 거쳐 1935년에 도일, 같은 해 노자영(盧子泳)이 발행하는 《신인문학(新人文學)》지에 시 〈첫여름 밤에 귀를 기울이다〉를 발표하고, 계속 《쓸쓸하던 그날》, 실향의 아픔을 담은 장시 《낙동강》을 1938년에 발표하였다. 김대봉(金大鳳)과 알게 되어 《맥()》의 동인이 되면서 시작(詩作) 활동이 더욱 활발해져 1941년에 첫시집 《향연(饗宴)》을 도쿄에서 간행, 1943년에는 시집 《부동항(不凍港)》이 일제에 압수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하였다.

8·15광복 후에는 주로 대학에서 시문학을 강의하면서 시작에 전념, 서사시 《남해찬가(南海讚歌)》를 비롯하여 《푸른 별》 《날개》 등의 시집을 간행하였고, 《세계명작 감상독본》《한국 애정명시선(韓國愛情名詩選)》《시원산책(詩園散策)》 등 시문학 감상집을 펴내기도 하였다. “시는 재치로 쓰는 것이 아니다. 시는 가슴으로 써야 한다”는 지론을 지녔던 그는 현실의식이 남달리 강해 현실과 밀착된 참여 계통의 시를 많이 썼으나, 후기에 들어오면서 관조와 회고의 경향으로 흐른 일면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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