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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 동아일보 /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 - 박명자

이름
:  비고양이  (Homepage) 작성일 : 2004-12-26 09:47:46  조회 : 2193 

년도: 1990 / 공모처: 동아일보 / 당선작: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 / 당선자: 박명자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



 동짓달에도 치자꽃이 피는 신방에서 신혼일기를 쓴다 없는 것이 많아
더욱 따뜻한 아랫목은 평강공주의 꽃밭 색색의 꽃씨를 모으던 흰 봉투
한 무더기 산동네의 맵찬 바람에 떨며 흩날리지만 봉할 수 없는 내용들
이 밤이면 비에 젖어 울지만 이제 나는 산동네의 인정에 곱게 물든 한
그루 대추나무 밤마다 서로의 허물을 해진 사랑을 꿰맨다
......가끔......전기가......나가도......좋았다......우리는......  

 새벽녘 우리 낮은 창문가엔 달빛이 언 채로 걸려 있거나 별 두서넛이
다투어 빛나고 있었다. 전등의 촉수를 더 낮추어도 좋았을 우리의 사랑
방에서 꽃씨 봉지랑 청색 도포랑 한 땀 한 땀 땀흘려 깁고 있지만 우리
사랑 살아서 앞마당 대추나무에 뜨겁게 열리지만 장안의 앉은뱅이 저울
은 꿈쩍도 않는다 오직 혼수며 가문이며 비단 금침만 뒤우뚱거릴 뿐
공주의 애틋한 사랑은 서울의 산 일번지에 떠도는 옛날 이야기 그대
사랑할 온달이 없으므로 더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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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 심사위원 : 申庚林 , 金柱演

빼어난 작품 많아 선정에 괴로움


 좋은 시들이 많이 투고되어 심사하는 마음도 즐거웠다. 그러나 어차피 한 사람만이 당선자가 될 수 있기에 그 즐거움은 동시에 괴로움이기도 했다. 이번 심사에서 우리는 당선자로 결정된 朴明子 씨를 비롯하여 공혜경, 이지우, 김판용, 박선경, 김선배, 김영춘, 송정오, 강희안 씨 등과 더불어 이같은 경험을 하였다.이분들은 비록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리엔 못 들었지만 그 역량에 있어 기성시인들에 손색이 없을 만큼 수준이 높았다. 우리 시의 발전을 보여 주는 현상이라고 할만하다.
 다만 공통적으로 한 가지 지적해 둘 것은 언어에 대해 보다 성실하게 임함으로써 말의 조리를 확실히 세워 주었으면 하는 점이다. 운문이라고 해서 말의 질서가 함부로 무시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 주기 바란다.
 당선작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는 그의 다른 작품 <지리산 고로쇠나무>와 함께 드물게 보는 수작이다.
 서울에 사는 가난한 신혼부부의 사랑을 그리고 있는 이 시에는 시가 갖춰야 할 기본적 요소, 예컨대 올바른 현실의식과 신선한 감수성 그리고 언어의 긴장을 향한 절제의 노력이 알맞게 고루 포함되어 있다. 게다가 감동적인 것은 시의 덕목일 수 있는 것까지 새로 마련해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이 시는 한 개인과 집단의 가난한 삶이 가정이라는 만남 속에서 뼈아픈 실상으로 나타나면서도 그것이 동시에 바로 그 가정 혹은 사랑을 통해 고급스런 유머로 극복된다. 현실에 대한 비판과 현실의 초월이라는 힘든 문학의 이중 기능이 이 시에서 아름답게 구현되고 있다. 특히 역동적인 상상력을 통해 매우 실감 있는 시적 공간을 만들어 내는 능력은 이 새로운 시인에게 앞으로 많은 것을 기대케 한다.




이방송이량
뿅 ㅋㅋㅋ 2010-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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