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어있기 좋은 집 ▒ 휴대폰 케이스
HOME     SINCE 1999    [ ]    [ ]
     좋은시   │    좋은글   │    레인   │    게시판   │    etc

  
    

           시 게시판
           한국현대시
           인기시인
           사랑시
           동시
           시화
           테마
           소네트
           신춘문예
           손님창작시
 



1990 세계일보 / 만화경(萬華鏡) - 김용길

이름
:  비고양이  (Homepage) 작성일 : 2004-12-25 23:02:40  조회 : 1637 

년도: 1990 / 공모처: 세계일보 / 당선작: 만화경, 물방울 별 / 당선자: 김용길

만화경(萬華鏡)



아이와 색종이를 오리면서
도화지에 붙이며 그림을 만들면서
그림 뒤로 사라져버리는 색종이의 뒷면을 생각했다
울긋불긋 빛나는 이 세상도
색종이의 뒷면 같은 무엇이 받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뒷면이 사라지면 그림은 남을 수 있을까
거대한 이 도시는
뒷면에서 뼈를 세운 노동이 팔뻗쳐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의 이만큼의 생활도
보이지 않는 이들이 떠받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신문에서 종이가 없어지면 글자들은 어떻게 떠오르나
우리의 육신이 사라지면 영혼이 그런 색깔로 떠오르나

잘라서 남는 종이들은 왜 쓰레기로 버리면서
우리들의 삶의 어느 부분도
이렇게 어쩔 수 없이 버려지는 게 아닐까
버려지지 않고
뒤에서 떠받들지 않고 사는 세상이 없을까
문득 궁리하다가 색종이를 잘게 잘랐다
아이가 동그란 눈으로 아빠 무어야 한다
유리를 몇 개 주어다 만화경을 만들었다
안팎이 없고
버려지지 않는 세계가 이루어졌다
아이가 좋아서 깡총깡총거린다



물방울 별



가만히 지구를 두들겨 본다
땡 땡
반대편에 있는 누군가
발 밑에 내려다본다
자식 뭘 보냐
씩 웃는다

------------------------------------------------

심사평 / 黃東奎 , 金光圭
 


체험을 진솔하게 형상화, 쉽고 특색있는 언어 구사


 응모작품이 전반적으로 높은 질적 수준을 보여 주었고, 양적으로도 시에 대한 정열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풍성했다. 특히 수십 편의 작품을 한꺼번에 투고한 응모자들도 상당히 있었는데, 이러한 물량공세는 삼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자기의 능력을 보여 줄 수 있는 몇 편을 정선하여 투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심을 통과한 20여 명의 응모작품 가운데서 김재덕 씨의 <게1>, 함명춘 씨의 <겨울잠행>, 정우영 씨의 <불의 회상>, 金龍吉 씨의 <萬華鏡> 및 <물방울 별>이 마지막까지 남았다.
 <게1>은 그 작품 하나만으로 보자면 당선작에 육박하는 솜씨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부피가 너무 약소했다. 물론 이것이 길이가 짧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산뜻한 감수성이 깊이있는 내면성과 결합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겨울잠행>도 그 작품 하나만으로는 전혀 나무랄 데가 없었으나, 다른 작품들이 너무 처졌다. 여러 편을 투고할 경우 그 수준이 고르지 못하면 뽑는 이에게 불안감을 주게 마련이다. 많은 작품들을 한꺼번에 읽게 될 때는 좋은 작품도 눈에 띄지만 그것을 뒷받침해 주지 못하는 다른 작품도 많이 읽게 된다.
 <불의 회상>은 응모자의 정열이 돋보였다. 그러나 전편이 필요없이 너무 길었고, 모든 시행에 일관된 긴장의 강도가 오히려 단조로운 느낌을 주었다.
 <萬華鏡>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체험을 진솔하게 형상화한 점이 좋았고, 자기 생각의 깊이를 평이한 언어로 특색있게 나타냈다. 이 작품에 덧붙여 <물방울 별>을 더 뽑은 까닭은 이 시인의 다양한 역량을 보여 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비교적 오랫동안 자기의 목소리를 다듬어 온 것으로 보이는 이 시인이 앞으로도 남의 눈치나 유행에 구애받지 말고 자기의 시 세계를 펼쳐 나가기 바란다.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9  1990 경향신문 / 이 달에는 주여 - 조성화      비고양이 2005/01/01 2411
8  1990 동아일보 /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 - 박명자  [1]    비고양이 2004/12/26 2194
 1990 세계일보 / 만화경(萬華鏡) - 김용길      비고양이 2004/12/25 1637
6  1990 조선일보 / 나무를 꿈꾸며 - 전원책      비고양이 2004/12/23 2004
5  1990 중앙일보 / 갯바위섬 등대 - 임영봉      비고양이 2004/12/22 1736
4  1990 한국일보 / 청소부 - 이윤학      비고양이 2004/12/21 1910
3  1990 대구매일 / 갈증 - 하재영      비고양이 2004/12/21 1804
2  1990 부산일보 / 쥐불놀이 - 박종현      비고양이 2004/12/21 1623
1  1990 전남일보 / 보성강 - 성명진  [3]    비고양이 2004/12/19 2224

  1  
 
Copyright 1999-2017 Zeroboard / skin by Oldies
 
 
 
Copyright ⓒ raincat.pe.kr All rights reserved. since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