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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시]            [다시 꾸는 꿈]            [아린 가슴으로]

오늘 그대 작은 소망이고 싶습니다 - 맹명관

이름
:  비고양이  (Homepage) 작성일 : 2004-06-29 19:10:29  조회 : 882 


오늘 그대 작은 소망이고 싶습니다 - 맹명관



오늘 작은 양초가 되고 싶습니다.
제 몸을 살라 어둠을 비추고 싶습니다.
빛이 되어 당신을 비추고 당신 가는 그 길이 영광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린 모두 빛의 자식입니다.
어느 누구도 우릴 해할 수 없고 어느 누구도 우릴 미워할 수 없습니다.
그저 가는 그 길이 꽃이 되게 하소서.
향기 넘치는 그 길을 당신만이 걷게 해 주십시오.
제 몸을 살라 당신의 모습을 비추고 싶습니다.
영원히 그 모습으로 남게 해 주십시오.
오늘 몽당연필이 되고 싶습니다.
당신을 그리워하는 가슴저린 그 밤에 온통 당신만을 생각하는 글만 쓰겠습니다.
제 가슴에 묻혀 있는 그 못다한 말들을 주저리주저리 쓰겠습니다.
당신의 글을 쓰겠습니다.
제 몸이 닳아 없어진다 해도 당신의 이야기만 쓰겠습니다.
제 잃어버린 단어를 되찾게 해 주십시오.
어줍잖은 글을 쓸까 두렵습니다.
미숙아 같은 글을 쓸까 무섭습니다.
온전히 남을 당신의 글을 쓰게 해 주십시오.

오늘 낡은 전축이 되겠습니다.
모짜르트의 곡도, 쇼팽의 곡도 좋습니다.
제 몸을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이 당신의 영글어가는 영혼의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 음악에 옛 추억을 떠올리고 그 음악에 그리워할 것이
많은 꿈 같은 시간을 주었으면 합니다.
바이올린을 떠올리고 피아노를 떠올리며
전체보다는 부분을 아끼고 사랑하는 당신 마음에
제발 한 획을 긋게 해 주십시오.
심혼의 독백을 듣게 해 주십시오.
제 영혼의 정원에 당신의 음만 가득차게 해 주십시오.

오늘 한 편의 시로 남고 싶습니다.
단순한 일상에서 벗어나 모처럼만의 여유를 가지고 행복한
시간을 만끽하게 해 주십시오.
그런 안위 속에 오랜 친구처럼 우러나오는 한 편의 시가
되고 싶습니다.
새벽 이슬처럼 순수를 머금은 시구가 되고 싶습니다.

칠월에 익어갈 청포도처럼 무르익을 새콤한 포도알이 되겠습니다.
당신의 정원에 가득가득 채워질 청포도가 되겠습니다.
저를 보기만 해도 입 안에 침이 고이도록 성숙한
포도알이 되겠습니다.
파란빛을 쓰고 언제나 당신을 기다리는 포도알이 되겠습니다.
이육사가 노래했듯이 백마타고 온 그 분을 기다리는
부끄럼 많은 처녀가 되겠습니다.
기다림에 익숙한 당신의 사람이 되겠습니다.

향기로운 꽃이 되겠습니다.
당신이 언제나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향기로운 냄새를 뿜으며 아름다운 자태로 있겠습니다.

한 그루의 나무가 되겠습니다.
더운 여름엔 그늘을 만들어 당신을 쉬게 하고 열매를 내어
배부르게 하고 바람불 땐 안식처가 되어 당신을 품겠습니다.
그래서 오로지 당신만의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 어떤 것도 당신과 나 사이를 갈라놓을 수 없습니다.

당신! 저의 소망이 되어 주십시오.
작은 램프가 되어 어두운 제 가슴을 비춰 주십시오.
제 마음의 배가 되어 노를 저어 가십시오.
이제 당신의 그 커다란 손으로 저의 연약한 손을 잡아 주십시오.
어렵고 힘든 세상에서 당신의 부르심 없이는,
당신의 자애로운 눈길 없이는,
당신의 사랑 없이는 한 발자욱도 옮길 수
없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고백하게 하시옵소서.
당신 없이 떠돌아 다니던 바람 같은 헛된 방황은
내 하찮은 영혼자락의 객기였다는 것을 참회하게 하시옵소서.

기도하게 하시옵소서.
내 평안과 안위를 위해 이기적으로 살아왔던
지난날 들을 뉘우치게 하시옵소서.
심한 갈증으로 목말라 하듯 당신을 향한 그리움으로 잠못이루던 날.
이제 당신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몇 번이고
제 자신에게 외쳤습니다.
한 몸이 되는 그 아름다운, 큰 비밀을 행하게 되었을때
전능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이제야 알게 된
어리석음을 책했습니다.
인간이 어찌하여 이런 인연을 맺겠습니까?
하나님의 크고 오묘한 시나리오가 아니면 어찌
이런 아름답고 소중한 결합을 했겠습니까?

길이 되겠습니다.
당신 즈려밟고 다니는 잔디가 되겠습니다.
당신의 고통을 저 혼자 지고, 당신의 아픔을 저 혼자 앓으며,
당신의 눈물을 닦으면서 그렇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당신을 지켜줄 담장이 되고 싶습니다.
비록 낡고 추레한 담장일지언정 당신을 위해 서 있다면
최고의 행복으로 알겠습니다.

당신의 그림자가 되겠습니다.
언제나 당신의 뒤를 쫓으며 외로워하지 않고
두려워 않는 당신만의 그림자가 되겠습니다.

당신의 찻잔이 되겠습니다.
언제나 당신을 훈훈하게 할 차(茶)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손길을 기다리며 살겠습니다.

낡은 오르간이 되겠습니다.
당신의 손짓에 따라 아름다운 화음을 내며
당신만을 바라보며 살겠습니다.

벽에 걸린 그림이 되겠습니다.
당신의 정서를 풍부하게 할 그림이 되어
당신의 눈길을 받겠습니다.

정원이 내려다 보이는 유리창이 되겠습니다.
그 창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의 변화를 알리고
내리쬐는 양광을 모아 당신의 무릎 위에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봄에는 꽃의 소식을,
여름에는 한 더위의 지루함을,
가을에는 열매와 낙엽을,
겨울에는 흩날리는 진눈깨비와
을씨년스런 정원의 모습을 담아드리겠습니다.
자작나무와 동백나무가 우두둑우두둑 바람에 흔들릴 때
당신의 창을 두드리지오.
당신을 깨워 새벽의 진실함을 알리고
영롱한 이슬에서 창조자의 청정한 소리를 들려드리지오.

오늘 당신의 소망이고 싶습니다.
작은 소망으로 남고 싶습니다. 영원한 소망으로 말입니다.
그대의 모습과 그대의 음성과 그대의 생각을 모아
저만의 앨범을 만들어 보지오.
그 속에서 당신을 만나 이야기하고 노래하지오.
당신의 모든 것을 담아 두고두고 꺼내며 그리워하지오.
그대, 작은 소망이고 싶어요. 꿈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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