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어있기 좋은 집 ▒ 휴대폰 케이스
HOME     SINCE 1999    [ ]    [ ]
     좋은시   │    좋은글   │    레인   │    게시판   │    etc

  
    

           시 게시판
           한국현대시
           인기시인
           사랑시
           동시
           시화
           테마
           소네트
           신춘문예
           손님창작시
 


       김재진       도종환       류시화       서정윤       안도현        용혜원       원태연       이정하       이해인
       정호승       천상병       하덕규


오늘을 위한 기도 2 - 이해인

이름
:  비고양이  (Homepage) 작성일 : 2005-09-09 12:10:42  조회 : 3555 

♡ 이해인 수녀님의 똑같은 제목의 시가 있어서 제목 뒤의 '2'는 제가 임의로 삽입했습니다.
원 제목은 <오늘을 위한 기도>입니다. - 수록시집은 '향기로 말을거는 꽃처럼'


오늘을 위한 기도 - 이해인



기도로 마음을 여는 이들에게
신록의 숲이 되어 오시는 주님
제가 살아있음으로 살아있는
또 한번의 새날을 맞아
오늘은 어떤 기도를 바쳐야할까요?
제 작은 머리 속에 들어찬
수천 갈래의 생각들도
저의 작은 가슴 속에
풀잎처럼 돋아나는 느낌들도
오늘은 더욱 새롭고
제가 서 있는 이 자리도
함께 살아 가는 이들도
오늘은 더욱
가깝게 살아 옵니다

지금껏 제가 만나 왔던 사람들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들을 통해
만남의 소중함을 알고
삶의 지혜를 깨우쳐 주심에
거듭 감사드립니다

오늘 하루의 길 위에서
제가 더러는 오해를 받고
가장 믿었던 사람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쓸쓸함에
눈물 흘리게 되더라도
흔들림 없는 발걸음으로 길을 가는
인내로운 여행자가 되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
제게 맡겨진 시간의 옷감들을
자투리까지 아껴 쓰는
알뜰한 재단사가 되고 싶습니다

하고 싶지만 하지 말아야 할 일과
하기 싫지만 꼭 해야 할 일들을
잘 분별할 수 있는 슬기를 주시고
무슨 일을 하든지
그 일 밖에는 없는 것처럼 투신하는
아름다운 열정이 제 안에 항상
불꽃으로 타오르게 하소서

제가 다른 이에 대한 말을 할 때는
'사랑의 거울' 앞에 저를 다시
비추어 보게하시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남과 비교하느라
갈 길을 가지 못하는 어리석음으로
오늘을 묶어 두지 않게 하소서

몹시 바쁜 때일수록
잠깐이라도 비켜서서
하늘을 보게하시고
고독의 층계를 높이 올라
내면이 더욱 자유롭고 풍요로운
흰 옷의 구도자가 되게 하소서

제가 남으로부터 받은 은혜는
극히 조그만 것이라도 다 기억하되
제가 남에게 베푼 것에 대해서는
아무리 큰 것이라도 잊어버릴 수 있는
아름다운 건망증을 허락하소서
오늘 하루의 숲 속에서
제가 원치 않아도
어느새 돋아나는 우울의 이끼
욕심의 곰팡이, 교만의 넝쿨들이
참으로 두렵습니다
그러하오나,주님
이러한 제 자신에 대해서도
너무 쉽게 절망하지 말고
자신의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어 가는
꿋꿋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게 하소서

어제의 열매이며
내일의 씨앗인 오늘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 때는
어느 날 닥칠 저의 죽음을
미리 연습해 보는 겸허함으로
조용히 눈을 감게 하소서
모든 것에 감사했습니다
모든 것을 사랑했습니다
나직이 외우는 저의 기도가
하얀 치자꽃 향기로
오늘의 저의 잠을 덮게 하소서



----------------------------------------------------------------------


이해인



부산 성 베네딕도회 수녀로서, 필리핀 세인트 루이스 대학 영문과를 거쳐 서강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했다. 시집으로 <민들레의 영토>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등이 있으며, 동시집 <엄마와 분꽃>. 시선집으로 <사계절의 기도> <다시 바다에서>, 산문집으로 <두레박> <꽃삽> <사랑할 땐 별이 되고>가 있다. 제9회 새싹 문학상과 제2회 《여성동아》대상, 부산여성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수녀시인 '이해인'님의 팬페이지 -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  http://www.mypoet.net




번호
제목
작성자
조회
1551  바다에서 4 - 서정윤  [1]    서희진 2671
1550  연애 - 안도현      비고양이 3588
 오늘을 위한 기도 2 - 이해인      비고양이 3555
1548  가을입니다 - 김재진      비고양이 2273
1547  가을 그림자 - 김재진      비고양이 1755
1546  연어가 돌아올 때 1 - 김재진      비고양이 1639
1545  다 버리고 가라 - 김재진      비고양이 2093
1544  다시 기다리는 사람 - 김재진      비고양이 1769
1543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 김재진      비고양이 1972
1542  가득한 여백 - 김재진      비고양이 1753
1541  사랑하는 사람에게 - 김재진      비고양이 2305
1540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 김재진      비고양이 1919
1539  너를 만나고 싶다 - 김재진      비고양이 2317
1538  나 - 김재진      비고양이 1613
1537  나무 - 김재진      비고양이 1465
1536  너-줄리앙 - 김재진      비고양이 1172
1535  네팔에 있었다 - 김재진      비고양이 1292
1534  눈 오는 밤 - 김재진      비고양이 1521
1533  눈물에 - 김재진      비고양이 1438
1532  다시 사랑하는 사람에게 - 김재진      비고양이 1762
1531  다시 살아 볼 수 있다면 - 김재진      비고양이 1482
1530  달빛가난 - 김재진      비고양이 1397
1529  드뷔시를 추억함 - 김재진      비고양이 1263
1528  따뜻한 그리움 - 김재진      비고양이 1897
1527  따라 부르지 않는 노래 - 김재진      비고양이 1461
1526  마지막 편지 - 김재진      비고양이 1288
1525  멀리 있는 연인에게 - 김재진      비고양이 1486
1524  미시령 - 김재진      비고양이 1215
1523  바라나시 - 김재진      비고양이 1192
1522  밤이니까 - 김재진      비고양이 1133
1521  끝난 사랑 - 김재진      비고양이 1144
1520  까르마 - 김재진      비고양이 1065
1519  김씨네 상가 - 김재진      비고양이 1073
1518  길에 나가 물어보네 - 김재진      비고양이 1145
1517  길 위에 흔들리다 - 김재진      비고양이 1257
1516  기차 타고 싶은 날 - 김재진      비고양이 1160
1515  그대 가슴 만지듯 그리움을 만지네 - 김재진      비고양이 1390
1514  그대 - 김재진      비고양이 1233
1513  그 무엇이 더 - 김재진      비고양이 1144
1512  공원에서 - 김재진      비고양이 969
1511  12월 - 김재진      비고양이 1109
1510  별 - 김재진      비고양이 1107
1509  비상 - 김재진      비고양이 1133
1508  빗소리 - 김재진      비고양이 1342
1507  사랑의 상실 - 김재진      비고양이 1257
1506  사랑의 시작 - 김재진      비고양이 1152
1505  사랑의 이유 - 김재진      비고양이 1282
1504  사랑한다는 일의 부질없음 - 김재진      비고양이 1269
1503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 김재진      비고양이 1574
1502  산다는 게 뭔데 - 김재진      비고양이 1432
1501  살아라 친구여 - 김재진      비고양이 1114
1500  상실 - 김재진      비고양이 1037
1499  새들도 슬픔이 있을까 - 김재진      비고양이 1062
1498  성욕 - 김재진      비고양이 1528
1497  세월 - 김재진      비고양이 1136
1496  시간에 내리는 비 - 김재진      비고양이 960
1495  실직 - 김재진      비고양이 887
1494  아름다운 사람 - 김재진      비고양이 1069
1493  아직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 김재진      비고양이 1175
1492  아침을 위하여 - 김재진      비고양이 1126
1491  아픈 집 - 김재진      비고양이 1008
1490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한 사람을 생각합니...      비고양이 1129
1489  어머니 - 김재진      비고양이 988
1488  언제나 너는 멀다 - 김재진      비고양이 1064
1487  여우의 사랑 - 김재진      비고양이 901
1486  연필 깍는 시간 - 김재진      비고양이 906
1485  오늘밤 물소리는 - 김재진      비고양이 845
1484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 김재진      비고양이 1156
1483  우편배달부 - 김재진      비고양이 854
1482  은둔의 사랑 - 김재진      비고양이 899
1481  은어 - 김재진      비고양이 803
1480  인간에 대한 결례 - 김재진      비고양이 963
1479  인연 - 김재진      비고양이 1201
1478  잠 안 오는 밤 - 김재진      비고양이 1029
1477  저 강에 - 김재진      비고양이 976

  1 [2][3][4][5][6][7][8][9][10]..[21]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 skin by Oldies
 
 
 
Copyright ⓒ raincat.pe.kr All rights reserved. since 1999